“The hills are alive with the sound of music…”이 첫 소절이 울려 퍼지면, 우리는 이미 오스트리아의 푸르른 언덕 위를 달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줄리 앤드류스의 밝고 맑은 목소리, 도레미 송을 따라 부르던 유년의 기억, 전쟁의 그늘 속에서도 희망을 노래하던 가족의 이야기. 단순한 뮤지컬 영화를 넘어, 세대를 초월한 감동을 전하는 시대의 명작입니다. 다시 보고 싶은 추억의 영화 – The Sound of Music (1965) 이 영화를 처음 본 그때의 따뜻한 감정을 오늘 다시 꺼내 보려 합니다.
줄거리 요약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1930년대. 밝고 자유로운 영혼의 젊은 수녀 지망생 마리아는 수녀원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합니다. 그녀의 활발한 성격은 엄격한 규율과는 맞지 않았죠. 수녀원 원장은 그녀를 트랩 대령의 일곱 자녀들의 가정교사로 파견합니다. 마리아가 도착한 트랩 가문은 규율과 질서로 가득 찬 집입니다. 트랩 대령은 군대식으로 아이들을 통제하며 아내를 잃은 슬픔에 문을 닫고 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처음엔 마리아에게 반항하지만, 그녀는 노래와 따뜻한 사랑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열어갑니다. 그녀가 부르는 ‘도레미 송’, ‘My Favorite Things’, ‘Edelweiss’, ‘Sixteen Going on Seventeen’ 같은 노래들은 아이들과 관객의 마음을 함께 움직입니다.
트랩 대령 역시 마리아의 밝은 에너지에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마침내 둘은 서로에 대한 사랑을 깨닫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이 꽃피는 그 순간, 오스트리아는 나치 독일에 병합되고, 대령은 독일 해군에 강제 복무하라는 명령을 받습니다. 그들은 이를 거부하고, 가족 모두가 음악 축제를 빌미로 탈출을 감행합니다. 밤을 틈타 수녀원의 도움을 받아 알프스를 넘어 스위스로 도망치는 장면은 자유와 가족의 소중함, 신념을 지키는 용기를 보여주는 영화의 백미입니다.
배우와 캐릭터
줄리 앤드류스는 ‘마리아’ 그 자체였습니다. 전작인 메리 포핀스로 이미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던 그녀는, 《The Sound of Music》을 통해 사랑스러우면서도 강단 있는 마리아를 완벽하게 표현해냈습니다. 맑고 힘 있는 목소리, 자연스럽고 따뜻한 연기는 관객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습니다. 마리아는 그저 유쾌한 여성이 아니라, 사랑과 책임, 용기와 신념을 함께 지닌 진정한 주인공이었습니다.
크리스토퍼 플러머는 냉정한 군인처럼 보이지만 마음속에는 따뜻함과 상처를 품고 있는 트랩 대령 역을 맡아,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특히 그가 마지막에 부르는 「Edelweiss」는 고국에 대한 애틋함과 작별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아내어 관객의 눈시울을 적십니다.
아이들을 연기한 아역 배우들도 각자의 개성을 자연스럽게 표현해 극에 활력을 더했습니다. 특히 루이자와 쿠르트, 리즐은 영화의 명장면들을 책임졌죠.
음악과 영상미의 힘
《The Sound of Music》이 시대를 초월하는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음악입니다. 이 영화의 모든 넘버는 그 자체로 예술이며,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명곡들입니다.
- “The Sound of Music” – 영화의 서두, 알프스 언덕 위를 도는 카메라와 함께 마리아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장면은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오프닝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 “Do-Re-Mi” – 음악을 처음 접하는 아이들에게 음계를 노래로 가르치는 이 장면은 유쾌하면서도 교육적인 명장면입니다.
- “Edelweiss” – 조국 오스트리아를 향한 대령의 사랑이 담긴 노래로, 독일 합병을 반대하는 상징적 장면으로 사용됩니다.
촬영은 실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이루어졌으며, 알프스 산맥과 전통적인 건축물, 자연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져 눈을 사로잡는 비주얼을 자랑합니다. 영화가 끝난 후, 많은 이들이 잘츠부르크로 여행을 떠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제작 비하인드와 성공
이 영화는 로저스와 해머스타인이 만든 뮤지컬(1959년)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실존 인물인 마리아 폰 트랩의 자서전을 바탕으로 했으며, 실제 트랩 가족은 오스트리아를 탈출해 미국에서 활동한 음악 가족이었습니다.
영화는 당시 2천만 달러가 넘는 수익을 올리며 흥행 신기록을 세웠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등 5개 부문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습니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전 세계 영화 팬들이 ‘최고의 뮤지컬 영화’로 손꼽는 이유는, 탄탄한 이야기와 감동, 그리고 시대를 초월한 메시지가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
감상평: 그 시절의 노래는 아직도 내 마음 속에
《The Sound of Music》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도, 단지 가족의 성장 이야기도 아닙니다. 전쟁과 압제 속에서도 사랑과 음악을 통해 서로를 지키고 살아가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마리아는 가르치는 사람이면서도 배워 나가는 존재였습니다. 엄격한 군인의 아내가 되기보다는 아이들의 웃음을 지키는 보호자가 되었고, 사랑하는 사람의 곁에 머물며 자유를 위한 선택을 한 용감한 여성이었습니다. 그녀의 성장은 곧 우리 모두의 성장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알프스를 넘어 자유를 향해 가는 가족의 모습은 그 어떤 말보다 강렬하게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어떤 시대에도, 우리는 노래할 수 있다. 사랑할 수 있다. 그리고 희망을 선택할 수 있다.” 이 영화는 한 번 보면 기억에 남고, 두 번 보면 마음에 남습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보면, 어린 시절의 감정이 고스란히 되살아나는 마법 같은 작품이기도 하죠.
맺으며: 삶의 순간마다 되새기고 싶은 선율
《The Sound of Music》은 단순히 과거의 향수로 소비되는 영화가 아닙니다.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울림을 주는 선한 이야기, 아름다운 음악,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가치들을 담고 있습니다.
음악은 시간을 초월하고, 이야기는 세대를 넘습니다.
우리가 다시 이 영화를 보는 이유는, 그 시절의 순수함과 따뜻함을 기억하고 싶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잊지 마세요.
"도는 사슴의 도, 레는 해 뜨는 레…" 어느 날 문득, 혼자 중얼거리게 되는 이 노래들이 당신의 하루를 더 밝게 만들어줄지도 모릅니다.